양두구육(羊頭狗肉).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보기만 그럴듯하고 속은 그렇지 않다는 고사성어다.
청북 청주에서 25차례 성폭행한 ‘양두구육의 연쇄강간범’이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.
청주 흥덕경찰서(서장 홍동표)는 27일 6여 년 전부터 주로 새벽시간대 혼자 사는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행을 일삼으면서도 직장을 다닌 최모(45·회사원)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.
2~3층 원룸에 가스배관을 타고 들어가 여성들을 연쇄강간을 해온 최씨는 100여 일간 펼친 경찰의 잠복수사 끝에 현행범으로 검거됐다.
최씨의 첫 범행은 2003년 5월 청주시 가경동에서 시작됐다. 처음 성폭력범행을 저지른 뒤 최근까지 청주·천안일대에서 25차례에 걸쳐 강도, 강간 등 행각을 벌이다 경찰수사망에 걸려든 것이다.
범인은 낮엔 평범한 가장으로 전형적인 40대 회사원 모습으로 살다가 새벽이면 파렴치한 으로 바뀌는 이중생활을 해왔다.
그는 경찰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범행 땐 방범용 CCTV설치장소를 피해 옮겨 다니고 장갑은 물론 콘돔까지 준비하는 등 주도면밀함을 보여 경찰수사에 어려움이 따랐다.
경찰은 사건수사를 위해 지난 4월17일부터 한동희 경감 등 4명의 베테랑형사를 ‘특별전담수사팀’으로 꾸려 운영하면서 교도소 출소자 중 비슷한 수법의 전과자와 주로 새벽시간대 활동하는 직업군들을 중심으로 용의자를 압축했다.
수사팀은 범인의 예상동선을 분석, 원룸 밀집지역인 유력한 범죄예상지 4곳에서 새벽 3시~6시 사이 100여 일간 매복수사를 해오던 중 청주 죽림동 원룸밀집촌에서 최씨를 발견, 붙잡았다.
범행을 위해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하던 최씨는 경찰이 붙잡으려 하자 300여m까지 달아나다 형사와의 격투 끝에 붙잡혔다.
홍동표 청주 흥덕경찰서장은 “이달 14일 경찰서장 부임 한 뒤 여름철 여성범죄 예방 및 검거에 온힘을 쏟은 결과 좋은 결실을 맺게 돼 보람이다”면서 “과학치안·협력치안을 더욱 강화해 청주시민들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게 경찰활동을 펼치겠다”고 강조했다.
한편 경찰은 밝혀진 것 이외에도 최씨의 추가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 경찰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.
왕성상 기자 wss4044@asiae.co.kr